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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이 드문 카셀대 평화의 소녀상 前설치 장소-사진출처: 최경헌 촬영>

독일 카셀대학에 설치되었던 평화의 소녀상이 2023년 3월 8일 여성의 날 다음날에 기습 철거되었다. 코리아협의회(Korea Verband e.V.)를 비롯한 현지 시민단체는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카셀대 평화의 소녀상은 왜

독일에는 유대인 학살의 역사를 반성하자는 의미의 추모비가 수도 베를린 한가운데에 있다. 유대인 학살 희생자의 거주지, 생존 기간 등 정보를 새긴 황동 판을 희생자의 주거지 앞에 설치하는 ‘걸림돌 프로젝트(stolpersteine project)’는 독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독일에서 왜 평화의 소녀상이 철거되는 일이 일어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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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모임 현장 ‘평화의 소녀상은 유지되어야 한다(DIE FRIEDENSSTATUE MUSS BLEIBEN!)' 문구-사진출처: 최경헌 촬영>

소녀상이 설치되어있던 공공부지는 카셀대학 총학생회가 관리하던 곳으로, 학생회는 학교 본부로부터 국제 현대미술 축제 '카셀 도쿠멘타'를 위한 소녀상 설치를 위한 공식 허가를 받았다. 소녀상은 2022년 7월 8일 공식 허가와 함께 세워졌다.

이후 독일 카셀대학에 소녀상은 프랑크푸르트 일본 총영사의 철거 압력을 받았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일본 총영사는 소녀상 설치 3일 만에 카셀대 총장을 만나 ‘소녀상이 반일 감정을 조장해 카셀 지역의 평화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 소녀상은 대학 본부의 결정에 의해 철거됐다.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현재에도 벌어지고 있는 의미 있는 주제”

지난해 4월 26일, ‘소녀상 지킴이 수요 모임’에 참석한 홍소현씨와 토비아스 슈누어 독일 카셀대 총학생회장은 소녀상에 관해 묻는 질문에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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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모임 관계자, “친숙한 공간 만들기 위해 꽃 심어”-사진출처: 최경헌 촬영>

카셀 근교에 거주 중인 홍소현 씨는 “카셀대 측에서 소녀상을 창고 어딘가에 보관하고 있다고는 알고 있는데, 어딘지 정확하게 모른다. 아스타(AStA, 독일 현지 학생 자치단체)도 모른다. 다시 (소녀상을) 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 기약이 없다.”라고 말했다.

평화의 소녀상 설치 기획을 주도한 토비아스 슈누어 독일 카셀대 총학생회장은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현재에도 벌어지고 있는 굉장히 의미 있는 주제”라며 “이 사안을 상징하는 소녀상은 카셀대 학생들이 연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였다.”라고 밝혔다. 현재까지도 독일 카셀대 캠퍼스 내 소녀상이 있던 장소에서는 매주 수요일에 소녀상을 되찾기 위한 모임이 이어지고 있다.